멘토링 프로그램을 끝내며
찬우 형과의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을 끝내며 남기는 기록
멘토링 프로그램을 끝내며
찬우 형과의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을 끝내며 남기는 기록
21년도 12월 4일부터 시작한 대학생 멘토링 프로그램이 이번주 일요일을 마지막으로 끝났다. 마이스터고의 특성상 대학 진학과는 거리가 멀 수 밖에 없지만 대학 생활은 어떨지 이야기라도 들어 보고 싶었고, 또 대학 공부도 한번쯤 접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멘토링 프로그램을 신청 했다.
전공의 경우는 내가 평소에 관심 있었던 기계 공학을 선택했고, 찬우 형과 매칭된 후 오프라인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첫 만남
송정역 근처의 이디야 커피점에서 만났다. 첫시간에는 전공 공부보다는 서로 알아가는 시간이라고 형이 말해서 편하게 나의 대학에 대한 마음이나, 평소에 대학에 대해 궁금했던 점들 을 물어봤다.
그렇게 두시간 정도를 이야기 하다 보니 많은 사실을 알 수가 있었다. 대학의 기계공학과에서는 실제로 실습은 하지 않고, 이론 수업만 한다는 점, 공립 대학의 경우는 학비가 거의 없다는 점, 또 가장 공감 되었던 말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 내가 활동중인 GSM이나 온라인 크루의 경우 개발자들만 모여있다 보니 사고나 상상력이 어느정도 제한된다는 것이 많이 느껴졌었다. 프로젝트 아이디어부터 관심사가 너무 비슷한 사람들만 모이다 보니 새로운 아이템이 나오기가 힘든 구조였다.
그런 점에서 대학에서 여러 사람들을 접하며 다양한 생각 들을 들어볼 수 있다는 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솔직히 대학 진학에는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었는데 첫 만남에서 많은 생각들이 바뀌었다. 이 멘토링을 진행하지 않았더라면 대학에 큰 관심 없이 취직했을 지도 모르는 일이였어서 첫만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공부와 진로
두번째 만남부터는 실제 기계 공학과에서 배우는 기계 역학 이론을 배웠다. 여기서 문제는 내가 재학중인 마이스터고의 커리큘럼상 수학 진도를 고등학교까지 나가지 않았고 따로 수학 공부를 더 하지 않아서 대학 이론 공부를 따라가기가 벅찼다.
다행히도 형이 내 상황을 배려해 줘서 고등학교 수학과 물리학 공부부터 다시 시작해 보기로 했다.
그 외에도 학습지 추천, 읽어 봤으면 하는 교양 책들도 추천해 주었고 진로 상담도 이루어 졌다. 현재 내 상황에서 대학 진학이 가능한지, 진학할 대학 리스트 추리기, 자소서 작성 방법까지 여러 모로 많은 도움을 줬다.
멘토링 진행 때에는 형도 3학년으로 올라가는 지라 취직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취직을 하는게 좋을지, 아니면 대학원으로 가서 연구생을 할지, 또는 창업을 할지로 형도 고민이었다.
형이 올 해 들어갈 창업 동아리에서는 여러 개발도 하고 창업 활동도 한다기에 내가 GSM을 다니며 친구들과 프로젝트 했던 경험들을 말해 주기도 했다. 이렇게 서로 상담하듯이 이야기들을 하다보니 금방 공책 내용이 꽉찼다.
그 외에도 가장 크게 위안이 되었던 부분은 군대 문제다. 나는 취직을 하면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해 군대 문제를 해결 할 수 있었지만 대학 진학 시 군대를 무조껀 가게 된다. 이에 형은 군대를 가게 되더라도 대학을 가는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일단 군대의 경우도 케이스에 따라 다르지만 요즘에는 폰도 사용 가능하고 또 운동부터 사회 활동까지 다양한 경험이 가능하기에 가는것도 괜찮으며 산업 기능 요원의 경우 거의 3년인데 중소기업에서 돈받으며 일하게 되면 더 성장하기가 힘들어 질 수도 있다고 했다. 이 덕에 내 진로 선택을 확고이 다질 수 있었다.
마무리
3달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매주 만나는 데도 계속 이야기 하다 보니 찬우 형은 생각이 깊은 사람이었고, 나도 중학교때 진로 상담 한 이후로 이렇게 나 자신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은 적은 처음이었던 것 같았다.
찬우 형은 현재 생산 라인 관리직으로 자동차와 반도체를 두고 고민중이다. 이제는 취직으로 진로를 확고히 정해서 남은 대학 2년을 관련 활동에 신경쓰기로 했다.
나는 아쉽게도 대학 진학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 진학 리스트까지 뽑았어서 형은 조금 아쉬워 했다. 대학에서의 얻는 점이 공부보다는 참여 가능한 활동들과 사람들과의 교류이지만 이 점 들은 사회에서도 충분히 가능하고 대학에서 배우는 것들이 이론 위주라는 것이 아쉬었던게 원인인 것 같다.
현재는 창업을 목표로 열심히 달려가고 있지만 대학 공부를 포기할 생각은 아니다. 학점 은행제도를 통해서 대학 강의를 수강할 생각이고 추후 상황에 따라서 대학 편입을 생각하고 있다.
고등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중 가장 값지고 나에게는 가장 중요했던 경험이지 않았나 싶은 3달이었다. 나의 진로에 대해 누구보다 걱정해주고 공감 해준 형에게 고맙고 형도 취직에 꼭 성공해서 나중에 술 한잔 사줬으면 좋겠다.
고인물은 언젠가 썩기 마련이야 그래서 우리는 계속 흘러야만해 -성찬우
Old water will rot someday, so we have to keep flowing